ARMARIUM
IXIIII
자유열람

이반 일리치의 죽음(12장)

BY 엔카도르 | 2026.07.13 | PROSE

이 순간부터 사흘 동안 그치지 않은 그 비명이 시작되었다. 그 비명은 너무나 끔찍해서, 문을 두 개나 사이에 두고서도 공포에 떨지 않고는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내에게 대답한 바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끝장났으며 이제는 돌아갈 길이 없다는 것을, 끝이, 완전한 끝이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그 의문은 끝내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우! 우우! 우!」

그는 갖가지 음조로 소리쳤다. 처음에는 「싫어!」라고 외쳤지만, 이내 그 말의 마지막 ‘우’ 소리만을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그에게는 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 사흘 내내, 그는 보이지 않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자신을 밀어 넣고 있는 검은 자루 속에서 버둥거렸다. 그는 사형집행인의 손아귀에서 몸부림치는 사형수처럼, 자신이 결코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버둥 쳤다. 그리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자신을 두렵게 하는 그것에 순간순간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의 고통은 자신이 그 검은 구멍 속으로 밀려 들어가고 있다는 데 있었으며, 그보다 더 큰 고통은 그 구멍을 끝내 통과하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그가 그곳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은 자신의 삶이 훌륭했다고 인정하는 마음이었다. 자기 삶을 정당화하려는 바로 그 마음이 그를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으며, 무엇보다도 그를 괴롭혔다.

문득 어떤 힘이 그의 가슴과 옆구리를 밀쳤고, 그의 숨을 더욱 세차게 조였다. 그는 구멍 속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구멍의 저 끝에서 무언가가 빛나기 시작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뒤로 가고 있었음을 문득 깨닫고, 그제야 진짜 진행 방향을 알아차릴 때와 같은 일이 그에게 일어났다.

‘그래,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었어.’ 그는 속으로 말했다. ‘하지만 괜찮아. 아직 할 수 있어. “올바른 것”을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올바른 것”이란 무엇이지?’

그는 자신에게 물었고, 문득 조용해졌다.

그때는 사흘째 되는 날의 끝 무렵, 그가 죽기 한 시간 전이었다. 바로 그 시각, 어린 아들이 살며시 아버지에게 다가와 침상 곁에 섰다. 죽어가는 그는 여전히 절망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팔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손이 아들의 머리에 닿았다. 아들은 그 손을 붙잡아 입술에 대고 울음을 터뜨렸다.

바로 그 순간 이반 일리치는 구멍 아래로 떨어져 빛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마땅히 그래야 했던 삶이 아니었지만, 아직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그는 조용해져 귀를 기울였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손에 입을 맞추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눈을 뜨고 아들을 바라보았다. 아들이 가여웠다.

아내가 다가왔다. 그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아내는 입을 벌린 채, 코와 뺨에 흐른 눈물조차 닦지 못하고 절망적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도 가여웠다.

‘그래, 내가 이들을 괴롭히고 있구나.’ 그는 생각했다. ‘이들은 나를 가엾게 여기고 있지만, 내가 죽고 나면 오히려 편안해질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말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행동하면 되는 것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눈길로 아들을 가리키며 아내에게 말했다.

「데려가…… 가여워…… 당신도……」

그는 이어서 「용서해」라고 말하려 했지만, 입에서는 그와 비슷한 소리의 「지나가게 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제는 그 말을 바로잡을 힘조차 없어서 그는 그저 손을 내저었다. 알아들어야 할 사람은 알아들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자 문득 이제까지 그를 괴롭히면서도 빠져나오지 않던 것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두 방향에서, 열 방향에서, 사방 모든 곳에서 그것이 한꺼번에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가여웠다. 그들이 고통받지 않게 해야 했다. 그들을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자신도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 했다.

‘얼마나 좋고, 얼마나 간단한가.’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통증은? 통증은 어디로 갔지? 자, 어디 있느냐, 통증아?’

그는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 여기 있구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아프려면 아프라지.’

‘그러면 죽음은? 죽음은 어디에 있지?’

그는 오래전부터 익숙했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찾아보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죽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무슨 죽음이란 말인가?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죽음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그는 문득 소리 내어 말했다.

「얼마나 기쁜가!」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일어났으며, 그 순간의 의미는 그 뒤로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그의 임종은 두 시간이나 더 계속되었다. 그의 가슴에서는 가래가 끓는 듯한 소리가 났고,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몸은 이따금 떨렸다. 그러다 그 끓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점점 뜸해졌다.

「끝났습니다.」

누군가 그의 머리맡에서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되풀이했다.

‘죽음이 끝났다. 이제 죽음은 더 이상 없다.’

그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다 숨을 절반쯤 들이마신 채 멈추었고, 몸을 한 번 쭉 뻗은 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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